이들 하자르인들[These Khazars]이란 누구였던가?
이 놀랄만한 사람들---그들의 권력과 그들이 성취해 낸 일도 놀랍지만, 버림받은 자들의 종교[religion of outcasts]로 과감히 개종했었기에 더 놀랍다고 할 수 있을만한 이들---은 누구였을까요? 당신들이 흔히 접해볼 수 있는 하자르인들에 대한 묘사들은, 모두 악의적으로 왜곡된 것들이라서, 결코 정확한 것으로 간주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의도적인 왜곡이란 당신들이 어림잡아 추정해 볼 수 있는 것보다도 훨씬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 아랍의 연대기 작가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진술을 한 적이 있습니다 :
“하자르인들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들은 북쪽으로 일곱번째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머리 너머로는 북두칠성이 떠 있다. 그들의 땅은 차고 습하다. 따라서, 그들의 안색도 희며, 눈은 푸른색이다. 그들의 머리결은 물결치듯 굽어 있는데 붉은색이 압도적이다. 그들의 몸집은 크고, 성격은 냉정하다. 그들을 한마디로 묘사하자면, 야만적이라 할 수 있다.”
하자르인들과 이미 백년도 넘게 싸워 왔기에, 이 아랍 출신의 작가는 그들을 설명함에 있어서 어떠한 동정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태도는 조지아 출신의 작가들도, 아르메니아 출신의 작가들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마다 하자르보다 훨씬 오랜 문화를 가진 나라들이었지만, 이들 하자르 기마민족들에 의해 끝없이 침략당해 왔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조지아 연대기[a Georgian chronicle]상에도 이러한 태도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주의해서 보십시오!) “이 곡[GOG]과 마곡[MAGOG]의 무리들---소름끼치는 얼굴을 하고, 야수같은 습성을 가졌으며, 피를 즐기는 야만인들”. 한 아르메니아 작가도 다음과 같이 언급합니다, “..넓고, 속눈썹이 없는 얼굴에다, 여자처럼 긴 머리를 한, 무례하기 짝이 없는, 이 끔찍한 하자르인들의 무리는..” 끝으로, 아랍 문화권의 주요 인물 가운데 한 명이었던, 이스타크리[Istakhri]라는 아랍의 지리학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 “하자르인들은 터키인들과 닮지 않았다. 그들은 검은 머리를 가졌는데,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카라-하자르[Kara-Khazars](블랙 하자르[Black Khazars])라고 불리는 종족으로 이들은 마치 인도인들처럼 보이기도 하는, 짙은 검정에 가까운 까무잡잡한 피부색을 가졌으며, 다른 하나는 흰색 종족(아크-하자르[Ak-Khazars])(아슈카나지[Ashkanazi])으로 이들은 놀랄만큼 잘생겼다.” (어쩌면 오늘날의 영화배우들이나 정치인들처럼?)
이 마지막 언급은 다소 아부적인 성격을 띠긴 합니다만, 오직 혼동만을 더해 줄 뿐입니다. 사실, 터키계 민족들 사이에서 지배 계급을 “백색 인종”으로 언급하고, 하위 계급을 “흑색 인종”으로 언급하는 것은 관례적인 일입니다. 따라서, 당신들은 “용어[terminology]”가 진실을 밝히는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게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백색 불가르족[White Bulgars]”이 “흑색 불가르족[Black Bulgars]”보다 더 “흰” 안색을 가졌다거나, 혹은 “백색 훈족[White Huns]”(에프탈리트인들[the Ephtalites])이, 다시 말해 5세기와 6세기에 걸쳐 인도와 페르시아를 침략했던 훈족이, 유럽을 침략했던 다른 훈족들보다 더 밝은 피부색을 가졌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은 모두 근거 없는 말들입니다. 이스타크리가 말하는 검은색 피부의 하자르인들---그가 쓴 글 뿐만 아니라 동료 작가들이 쓴 글에 나오는 언급들도 포함하여---은 모두 이설과 전설에 기초한 것들이기 때문에, 하자르인들의 신체적인 외관이나 그들의 인종적인 기원에 관한 설명들은 아무것도 정확하다고 볼 순 없습니다.
제기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오직 역사 기록물들을 통해 아주 희미하게나마 찾아볼 수 있을 따름입니다. 그렇지만, 하자르인들의 기원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역사 기록물들이라는 것마저도 마찬가지의 좌절감만을 안겨주고 맙니다. 훈족[Huns], 알란족[Alans], 아바르족[Avars], 불가르족[Bulgars], 마자르족[Magyars], 바슈키르족[Bashkirs], 부르타족[Burtas], 사비르족[Sabirs], 위구르족[Uigurs], 사라구르족[Saragurs], 오노구르족[Onogurs], 우티구르족[Utigurs], 쿠트리구르족[Kutrigurs], 타르니악족[Tarniaks], 코트라가르족[Kotragars], 하바르족[Khabars], 자벤더족[Zabenders], 페체넥족[Pechenegs], 구츠족[Ghuzz], 쿠만족[Kumans], 킵차크족[Kipchaks], 그 밖에도 여러 수십종의 부족들이, 하자르 왕국이 존재하던 기간의 한 시대, 혹은 다른 시대에 걸쳐, 이주적 성향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진, 소위 이 ‘하자르인들’의 활동 무대상의 ‘회전문’을 통과해 지나갔었던 것입니다. 그나마 당신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훈족들 조차도 불확실한 기원을 가집니다. 훈족이라는 명칭은 중국어 ‘히웅누[Hiung-nu](흉노)’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는 호전적인 유목민들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단어입니다. 한편, 다른 나라들에서도, ‘훈[Hun]’이라는 이름은,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거의 모든 종류의 유목 부족들을 임의적으로 가리킬 때 사용했습니다. 바로 여기엔, “백색 훈족[White Huns]”에 해당하는 부족들로, 위에서 언급된, 사비르족[Sabirs], 마자르족[Magyars], 그리고 하자르족[KHAZARS]이 포함되는 것입니다.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인들은 “훈[Hun]”이라는 단어를 마찬가지의 경멸적인 뉘앙스를 담아 사용했던 반면, 헝가리에서는 “우리의 위대한 훈 선조들[Our glorious Hun forefathers]”이라는 표현과 함께, 애국적인 자부심을 갖고 학생들에게 훈족에 대한 역사 교육을 시켰었다는 점을 주목하십시오. ‘아틸라[Attila]’는, 아직도 이 지역에서는, 아이들의 이름을 지어줄 때 가장 즐겨 찾는 이름 가운데 하나이며,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배타적이고, “줄을 서야만 들어갈 수 있는”, 상류층들만의 클럽 이름은 “후니아[Hnnia]”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A.D. 1세기에 중국인들은 이 타협이 불가능했던 이웃의 훈족들을 내쫓았습니다. 그 이후로 수세기에 걸쳐, 주기적인 약탈과 황폐화로 이어졌던 대이동은, 아시아지역에서 서구지역까지를 죄다 쓸어버렸습니다. 5세기 이후서부터, 이들로부터 유래한 많은 서구 지역에 근거를 둔 부족들의 명칭은 일반적으로 “투르크족[Turks]”이라고 불렸습니다. 그런데 이 단어 역시 중국어에 그 기원을 둔 것으로(한 언덕의 이름으로부터 유래한 것입니다.) 어떤 공통된 특징들을 띤 언어들---“투르크” 어족[the “Turkic” language group]---을 구사하는 모든 부족들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범칭이었습니다. 말하자면, ‘투르크[Turk]’라는 단어는, 중세 시대 작가들이 이 단어를 사용할 때 부여했던 의미상으로 보자면---또한 오늘날의 인종학자들도 같은 뜻으로 쓰고 있는 의미상으로 보자면---우선적으로 ‘언어’를 언급하는 단어이지, ‘민족’을 언급하는 단어가 아닌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훈족[Huns]도 하자르족[Khazars]도, 모두 “투르크”족들[“Turkic” people]이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마자르족[Magyars]은 아닙니다. 이들의 언어는 피노-우그리안 어족[the Finno-Ugrian language group]에 속합니다.)
하자르어는 터키어의 츄바슈 방언[a Chuvash dialect of Turkish]으로 추정되는 언어로서, 볼가강[the Volga]과 수라강[the Sura] 사이의 츄바슈 자치 공화국에서 아직까지 그 명맥을 유지한 채, 사용되고 있습니다. 츄바슈인들은 실제로 자신들이 불가르족[Bulgars]의 후손들이라고 믿고 있는데, 불가르족은 하자르족이 사용한 언어와 유사한 방언을 사용했습니다. 이 원형적인 언어는, 보다 최근에 와서, 아랍/헤브루 방언[Arab/Hebrew dialect]과 결합되어, ‘이디시어[YIDDISH]’(유럽과 미국의 유태인들 사이에 쓰이는 언어---역주)가 되었습니다. 당신들, 지금 꼬리의 꼬리를 무는 추적의 양상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는 걸 느끼겠습니까?
“하자르[Khazar]”라는 명칭의 기원은, 다시 말해 이같은 파생어가 생겨난 그 원래의 출처는, 터키어 어간, “가즈[gaz]”로서, 그 의미는 “떠돌아 다니다[to wander]”라는 뜻이며, 단순히 “유목민[nomad]”을 가리키는 단어인 것입니다. 그럼 이제 너무 놀라지 마십시오 : 바로 이 똑같은 어간으로부터 유래된 또 다른 흥미로운 파생어들 가운데는, 러시아어 ‘코사크[Cossack]’와 헝가리어 ‘후사르[Hussar]’가 있는데, 이 둘다 ‘호전적인 기마민족[martial horsemen]’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 한편, 이로부터 유래된 또 하나의 파생어로는 독일어 ‘켓처[KETZER]’가 있는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이단자[HERETIC], 즉, 유태인[JEW]인 것입니다!”
나는 여기서, 바로 이러한 정보들은 오늘날 당신들의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한 커다란 충격[GREAT IMPACT]을 주는 내용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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